[SOH] 서범애(徐泛愛)는 강남의 뱃사공이다. 그는 마음이 선량해 가난한 사람이 배를 타면 돈을 따지지 않고 도와주었다. 또한 마음이 선해 살생을 싫어했다.
어느 날 서범애는 강변에서 산토끼가 파헤친 고대의 옛 무덤을 발견했고 마음속으로 아들과 함께 잘 묻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무덤 안에는 수많은 금과 은, 진주가 들어있었다. 서범애는 아들에게 “이것은 의롭지 못한 재산이다. 도리를 따지자면 우리가 가질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주인이 없고 여기에 두어도 소용이 없으니 우리가 가져 가서 좋은 일을 하도록 하자!”라고 말했다.
그가 이 보물을 집으로 가져간 다음 즉시 부유해졌다. 그는 이 돈을 사람들을 돕고 선한 일을 하는데 사용했으며 곧 그 지방의 유명한 대선인(大善人 역주-다른 사람을 잘 도와주는 착한 사람이란 의미로 요즘 식으로 말하면 주변에 기부를 많이 하는 사람을 의미)이 됐다.
나중에 그는 생각했다. ‘하늘이 나에게 이런 보물을 주셨음에도 나는 도리어 이 때문에 명성을 얻었으니 이는 하늘의 은혜를 가져다 인정을 베푼 것이 아닌가?” 그리하여 이후에 좋은 일을 할 때면 남들이 모르게 했고 자신 역시 널리 음덕[陰德 역주-겉으로 드러나게 쌓는 덕을 양덕(陽德)이라고 한다면 남몰래 뒤에서 쌓은 덕을 음덕이라고 한다. 동양에서는 전통적으로 음덕을 소중히 여겼다.]을 쌓았다.
그 후 쌀가게를 열어 구제할 사람만 있으면 명단을 작성한 후 쌀을 교환할 수 있는 표를 몰래 그들의 집에 가져다주어 그들이 쌀을 타가도록 했다. 설이나 명절 때면 그들 몰래 돈과 쌀을 가져다주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그는 있는 힘껏 도와주고 구제했다.
시간은 쏜살처럼 빨라 눈 깜박할 사이에 서범애가 어느덧 80여 세가 됐다. 그러나 그의 신체는 아주 건강해 젊은이와 같았다. 하루는 한 신선이 갑자기 그의 앞에 나타나 “당신이 60년간 덕을 쌓고 공을 이루었지만 이제 인간세상의 수명이 다 되었다. 나를 따라 봉래선도(蓬莱仙島)에 가면 임종할 때 괴로움을 면할수 있다”라고 말했다. 서범애가 곧 신선을 따라가자 가족들이 따라가려 했으나 따라잡지 못했다.
몇 년 후 그를 아는 사람이 사천(四川)에서 돌아와 아미산(蛾眉山)에서 백발이지만 동안(童顔)을 한 서범애를 보았다고 말했다. 서범애는 가족들의 정황을 물은 후 산꼭대기로 날아가더니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서범애는 마음이 선량하고 음덕을 널리 쌓아 이미 하늘의 복을 받았으며 선인의 가르침에 따라 도를 얻고 신선이 되었던 것이다. 그의 자손과 후대들도 은혜을 받아 흥성했으며 쇠퇴하지 않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