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당시 산책(唐詩 散策)
[3회] 장강만리, 가벼운 배에 몸을 싣고
<早發白帝城, 조발백제성>
장강(양자강)은 중국대륙 중앙부를 가로 지르는 일만 이천리의 긴 강이다. 이 장강은 역사의 주 무대가 되기도 했으며, 지금도 곳곳에 무수한 명승고적이 남아있다. 이백이 장강을 따라 가벼운 배에 몸을 싣고 하루 사이에 만난 여정을 눈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렸다.
早發白帝城 아침에 백제성을 떠나며 李白
조발백제성 이백
朝辭白帝彩雲間 아침에 꽃구름 속에서 백제성을 떠나
조사백제채운간
千里江陵一日還 강릉까지 천리 길을 하루에 달려왔네
천리강릉일일환
兩岸猿聲啼不住 양쪽 강 언덕의 원숭이 울음 그치지 않는데
양안원성제부주
輕舟已過萬重山 가벼운 배는 이미 만 겹 산을 지났다
경주이과만중산
[주석] 白帝는 白帝城이며 사천성 봉절현(奉節縣)의 백제산위에 있는 산성으로 삼국시대 유비가 223년 이곳에서 병사했다, 辭(사): 말씀, 이별하다, 彩(채) : 채색, 彩雲(채운) : 노을 진 아름다운 구름, 江陵(강릉):호북성 강릉으로 백제성에서 1,200리길, 啼(제) : 울다, 啼不住(제부주) : 끊임없이 울어대다, 萬重山(만중산): 몇 겹이고 겹쳐진 만겹산
[해설] 이 시를 쓸 무렵 이백(701-762)은 당 숙종 건원 2년(759) 봄, 영왕(永王)이 이린(李璘)사건에 연루되어 야랑(夜郞)으로 유배가고 있었다. 사천을 경유하여 가는 도중 백제성에서 사면을 받았다. 놀라움과 기쁨이 교차하는 해방감 속에서 발길을 돌려 배를 타고 장강을 따라 강릉으로 가게 된다. 그 당시의 희열과 통쾌함을 거침없이 나타냈다.
아침에 붉게 구름 낀 백제성을 떠나 장강삼협 빠른 물살에 미끄러지듯 배는 하루 만에 천리 먼길 강릉에 닿았다. 강 기슭에는 원숭이 울음소리 그치지 않는데 어느덧 가벼운 배는 장강 삼협(구당협,무협, 서릉협)의 첩첩 산 사이를 스쳐 지나간다. 시구가 경쾌하여 읽는 사람이 마치 작자와 더불어 한 배에 앉아서 함께 삼협을 지나가면서, 강 기슭의 원숭이 울음을 들으면서 첩첩 산중의 경치를 감상하는 것 같다. 천백년이래 줄곧 진품(珍品)으로 평가받는 천고의 절창으로 아무리 읽어도 싫증나지 않는다고 할까?
이백(李白)은 자는 태백(太白), 호는 청련거사(靑蓮居士), 태어난 곳은 분명치 않으며 어릴 때에는 사천성에 살았다. 소년시절부터 검술을 좋아했고 협객 속에 끼어 방랑생활을 하기도 했다. 자유분방한 기풍을 갖춘 천재형 시인이다. 흔히 두보와 더불어 쌍벽을 이루어 "이-두(李-杜)"라 하여 중국을 대표하는 시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