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잎
김진원
풀잎 위에
몇 방울의 바람 소리 담기고
몇 모금의 파도 소리 내려앉아 있다.
소리의 끝마다 불이 켜자고, 이미
반쯤 뺏긴 생의 작은 모서리가 보인다.
타 버려 재가 될 몸은
문밖의 먼 발자국 소릴 모은다.
발자국의 그늘 속에서 눈뜬 비구름이
풀잎 속에 숨어 있는 한 뿌리 햇살을 캐내고
비의 뿌리를 떨게 하는 바람을 캐내면
풀잎은 나들이를 한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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