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국내에서 중국의 산업 도둑질이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정부는 전혀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간첩죄 적용 범위를 ‘적국’에서 ‘외국’으로 확대하는 간첩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2025년 4월 현재, 한국에는 중국 산업스파이를 간첩으로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2024년 7월, 민주당은 국정원의 안보위해범죄 조사권을 폐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자유일보’는 만약 법안이 통과됐더라면 국정원은 산업스파이에 대한 조사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간첩 천국’에 이어 ‘산업스파이 천국’이 될 뻔했다고 지적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해외로 유출된 기술의 70% 이상이 중국으로 흘러갔다. 2023년 유출 사건 22건 중 18건, 2024년 27건 중 20건이 중국으로 유출됐다. 중국은 한국 기술 유출 사건의 주요 수혜자가 틀림없다. 그런데도 한국은 중국을 산업스파이의 주요 위협으로 지목하는 것을 꺼린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2025년 2월 반도체 산업에서 한국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 반도체 핵심 분야에서 한국 추월
반도체는 스마트폰·인공지능(AI)·군사기술·자율주행차·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첨단 산업의 필수 요소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다.
첨단 반도체 제조 공정은 기술적 난이도가 높고, 개발에 오랜 연구개발(R&D)과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다. 경쟁사가 기술을 탈취할 경우 개발 비용과 시간을 대폭 절감할 수 있고, 시장에서 빠르게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반도체 산업이 산업스파이들의 주요 타깃이 되는 이유다.
2025년 2월, 한국과학기술평가원은 메모리 칩과 인공지능(AI) 칩을 포함한 반도체 제조의 5대 핵심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을 앞선 것으로 평가했다. 한국은 ‘기본 역량’ 측면에서 중국보다 뒤처지거나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의 공격적인 R&D 투자와 산업스파이 전략, 한국의 반도체 기술 유출이 안팎에서 맞물린 결과다.
■ 한국 반도체 기술 줄줄이 中으로
대표적인 유출 사례는 다음과 같다.
①SK하이닉스 기술 유출(2021): 2021년 1월, SK하이닉스의 협력업체 연구소장과 임원들이 D램 반도체 제조 핵심 기술인 HKMG 공정 기술과 반도체 세정 레시피를 중국 경쟁 기업에 유출한 혐의로 적발됐다. 피해액은 수천억 원으로 추정됐다.
②반도체 초순수 시스템 유출(2022): 2022년 10월, 삼성엔지니어링 연구원이 반도체 생산의 세척 공정에 필수적인 ‘초순수 시스템’ 기술을 중국 기업에 유출한 혐의로 적발됐다. 유출된 기술의 가치는 적게는 기술 개발에 투자된 300억 원에서 한국 경제 전체로 보면 수조 원에 이른다.
③반도체 웨이퍼 연마 기술 유출(2023): 2023년 1월, 국내 대기업 및 중견기업의 전·현직 직원 6명이 반도체 웨이퍼 연마(CMP) 관련 국가핵심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적발됐다. 피해액은 수천억 원으로 추정된다.
④삼성전자 전 직원의 기술 유출(2023): 2023년 12월, 삼성전자 전직 직원이 18나노 D램 반도체 공정 정보를 중국 기업에 유출한 혐의로 적발됐다. 피해액은 최소 4조 원에서 최대 10조 원으로 추정된다.
⑤삼성전자 전 임원의 기술 유출 시도(2024): 2024년 9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근무했던 전직 임원이 20나노미터 D램 칩 공정 관련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재차 구속됐다. 그는 이전에도 삼성의 청사진을 활용해 중국 시안에 유사한 공장을 건설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유출된 기술의 경제적 가치는 4조3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산업스파이 활동에 대응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입법적 대응이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다.
산업스파이를 간첩 범주에 포함시키고, 간첩죄 적용 대상을 외국까지 확대하도록 법률을 개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입법적 대응을 통해 산업스파이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예방이 가능해지며, 국가 차원의 기술 보호가 보다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계속)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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