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중국의 사상통제에 염증을 느낀 베이징대 교수 3명이 최근 사직했다.
25일(현지시간) 홍콩 빈과일보에 따르면 중국 최고 명문대인 베이징대 내 단과대학인 위안페이(元培)학원의 어웨이난(鄂維南) 원장, 리천젠(李沈簡) 상무 부원장, 장쉬둥(張旭東) 부원장 등 3명이 최근 대학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리천젠 상무 부원장은 자신의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에 ‘베이징대인들이여, 서로 용기를 북돋자’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통해 자신이 사직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공개서한에서 리 부원장은 “베이징대는 중국의 신성한 사상의 전당으로서, 사상과 이념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역사를 지녔지만 최근에는 (당국의 사상통제 강화로) 모두 고개를 숙이고 교조적인 사상만을 얘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는) 베이징대의 정신을 계승하고 국민의 존엄과 개인의 존엄, 사상의 자유를 지키기를 원한다”며, 자신의 사직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베이징대는 1898년 경사대학당(京師大學堂)으로 창설됐으며, 1917년 학장으로 취임한 차이위안페이(蔡元培)의 개혁으로 신문화운동의 중심이 돼 사상과 토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학풍을 확립했다.
이 같은 학풍을 토대로 1919년 반외세 저항 운동인 '5·4운동'을 주도했고,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를 이끌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끄는 중국 지도부는 2012년 말부터 각 대학에 대해 시민권, 언론의 자유, 인권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를 다루지 말 것을 강요받는 등 사상통제를 강화해왔다.
특히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지난해에 베이징대, 칭화대 등 중국 전역의 29개 명문 대학에 대한 감찰에서 일부 대학이 당의 정책과 노선을 따르지 않는 것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번에 사직서를 낸 교수들은 세계적으로도 권위있는 학자들이다. 어웨이난 원장은 프린스턴대 교수로 재직하다 중국으로 돌아온 세계 정상급 수학자이며, 리천젠 부원장은 신경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미국 뉴욕대 종신교수로 재직하다가 중국 정부의 인재 유치 정책에 따라 베이징대 교수로 초빙됐다. 장쉬둥 부원장도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저명한 학자이다. (사진: NEWSIS)
박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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