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캐나다에서 학부모들이 자녀가 게임 중독으로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데 대해 해당 게임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에 나섰다.
9일(현지시간) 캐나다 ‘CTV 뉴스’ 등에 따르면, 캐나다 퀘벡 고등법원 재판부는 게임 '포트나이트'에 중독된 미성년자 자녀를 둔 부모 3명이 에픽게임즈와 캐나다 자회사에 제기한 집단 소송을 승인했다.
재판을 맡은 실비앵 루지에르 판사는 “원고 자녀들의 비디오 게임 중독 관련 주장되는 사실들이 청구 가능하다고 본다”며 “주장이 (법정에서 다루기에) 너무 가볍거나 명백히 근거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원고들은 “제작사는 이 게임을 ‘고도의 중독성’을 갖도록 만들었다”며 “포트나이트로 인해 (중독된 자녀가) 신체적·심리적·재정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제기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자녀 중 한 명은 2년 동안 7781시간 이상 게임을 했다. 매일 게임을 했다고 가정한다면 하루의 44.4%, 즉 꼬박 10시간을 게임에 투자한 셈이다.
또 다른 아이는 총 5만 9954분 동안 게임을 했는데, 이는 약 42일 연속으로 게임을 한 것과 동일하다. 부모 모르게 수백 달러를 게임 속 캐릭터와 춤에 사용하기도 했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자유시간 대부분을 게임에 쏟으며 제대로 먹지도, 잠을 자지도, 씻지도, 친구와 어울리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게임을 못하게 하자 공황 발작을 일으킨 아이도 있었다.
원고들은 세계보건기구(WHO)가 2018년에 게임중독을 국제질병분류에 포함한 점을 들면서 심각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에픽게임즈 측은 비디오 게임 중독이 정신질환으로 인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루지에르 판사는 “현재 비디오게임의 중독성을 이해하는 일은 니코틴 중독의 위험성을 조기에 간파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담배의 해로움은 하룻밤 새 알아차릴 수 있거나 인정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법원 측은 이번 소송과 관련해 한 발 더 나아가 "퀘벡주에 거주하며 2017년 9월 이후 ‘포트나이트’의 배틀 로얄 모드를 즐긴 이들 가운데 중독 증세를 겪는 사람도 이 집단소송에 동참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법원의 이번 결정에는 2018년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를 질병으로 분류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에픽게임즈가 2017년에 출시한 포트나이트(3인칭 슈팅게임)는 2020년 전 세계 3억 50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기록한 유명 게임이다.
참가비는 없지만, ‘V Bucks’라 불리는 일종의 게임 머니를 내야 한다. 이 게임은 전 세계에서 90억 달러 이상 팔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임 중 ‘배틀 로얄’ 방식에서는 100명의 이용자가 혼자 남을 때까지 전투를 벌인다.
도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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