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대만이 유럽 국가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에 ‘대만대표처’를 공식 개관했다.
대만이 유럽에 외교 공관을 신설한 것은 18년만이며, 대표처에 ‘타이베이’가 아닌 ‘대만’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은 대만이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자국을 대표하는 공관인 ‘대만대표처’를 개설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양국이 지난 7월 빌뉴스에 ‘차이니즈 타이베이’ 대신 ‘대만’(Taiwan)이라는 명칭으로 대표부를 설치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대만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리투아니아 주재 대만대표부가 빌뉴스에서 개관했으며, 이날부터 공식 운영을 시작한다”며, “현재 라트비아 주재 대만공관 책임자인 에릭 황이 대표부를 이끌 것”이라 밝혔다.
가브리엘리우스 란드스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교장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리투아니아는 아시아와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와 더 긴밀한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최근 호주에 대사관을 열었고 향후 대만에도 대표부를 설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극히 터무니없는 행위"라고 맹비난하며 리투아니아 정부에 대만대표부 설치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어 "세계에는 단 하나의 중국만이 있고 대만은 양도할 수 없는 중국 영토의 한 부분"이라며 "리투아니아 측에 잘못된 결정을 즉각 바로잡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대만을 중국 영토의 일부로 규정하고, 대만이 다른 나라와 외교 관계를 수립하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해 왔다. 이에 대만과 정식 외교 관계를 수립한 나라는 온두라스 등 15개국에 불과하다.
미국과 일본 등은 대만에 사실상 대사관 역할을 하는 무역대표부를 설치해 대만과 비공식적인 외교관계를 맺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지난해 10월 현 정부 출범 이후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올해 초 대만에 무역대표부를 설치할 것이라고 밝힌 리투아니아는 지난 5월 중국과 중·동부 유럽 국가 간의 ‘17+1 협력체’에 대해 “분열적”이라며 탈퇴를 선언했다.
중국은 이에 리투아니아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고 중국과 리투아니아를 연결하는 화물열차 운행을 일방적으로 잠정 중단하는 등 경제 보복에 나섰다.
그러나 리투아니아는 지난 7월 자국 주재 대만 기구를 '타이베이 대표처'에서 '대만 대표처'로 격상하고 내년 초 대만에 경제무역 대표처를 설립할 계획을 밝히는 등 대만과의 관계를 한층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대만대표처 설치가 다른 나라로 확산되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미국도 워싱턴에 있는 ‘타이베이 경제·문화 대표처’ 명칭을 ‘대만대표처’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한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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