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이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 있는 아프리카연합(AU) 본부 컴퓨터 시스템을 지난 5년간  해킹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AU(African Union)는 아프리카 55개국으로 구성된 대륙연합체인 국제적 정부간 기구이다.

 29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 몽드>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은 AU 본부 청사가 완공된 2012년 1월부터 2017년 1월까지 거의 매일 밤에 걸쳐 AU 본부 컴퓨터 시스템에 침입해 주요 기밀자료를 빼냈다.

<르 몽드>는 이와 관련해 해킹은 매일 자정부터 오전 2시 사이에 집중됐으며, 유출된 기밀자료들은 복사돼 중국 상하이 서버로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AU는 지난해 초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지만, 약 1년간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중국이 아프리카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점을 감안해 피해 당사국과 AU가 해킹 사실을 쉬쉬하면서 적극 대응하지 않은 것이다.
 

보도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정보기술(IT) 보안 측면에서 중국의 IT 기술 회사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해킹뿐 아니라 건물 내부에 도청기까지 몰래 설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AU 본부는 중국이 2억 달러(약 2천100억원) 자금을 투입해 지은 것으로, 중국 국영회사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가 건설했다. 당시 AU 의장을 맡았던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은 "이 사실(중국의 해킹)에 대해 전혀 몰랐다"며 "중국의 지원 대신 우리 스스로 건물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아프리카의 통신인프라 구축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국제 컨설팅업체 매킨지는 “중국 휴대전화·통신장비기업 화웨이와 ZTE(中興)가 아프리카 통신 기반 시설의 대부분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케냐 나이로비의 투자분석가 알리-칸 새트추는 이번 해킹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들은 중국을 ‘산타클로스’로 여기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며 ”각 지도자들이 그런 인식을 부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AU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현재 자체 서버를 보유하고 있으며 모든 전자 통신 수단을 암호화하고 기타 보안 장치들을 강화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해킹 사건에 대해 은 AU 해킹 사실에 대해 전면 부인했고, AU는 이에 대한 공식 논평을 거부했다.

하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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