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이하 우한연구소)의 실험실에서 연구원들이 직접 박쥐를 사육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호주 언론에 의해 공개됐다고 ‘에포크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스카이뉴스 호주’는 13일(현지시각) “우한연구소에서 살아있는 박쥐를 보관하고 있었음을 증명하는 영상을 발견했다”며,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의 진정한 기원이 드러났다”고 단독보도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 2017년 5월 중국과학원이 제작한 것으로, 우한연구소 실험실이 생물안전 4등급 실험실로 인증 받은 것을 선전하는 내용이다.
10분 분량의 이 영상에는 철제 우리 안에 매달린 박쥐와 나란히 세워진 사육용 상자, 장갑을 착용한 채 왼손에 박쥐를 잡고 오른손으로 핀셋을 사용해 박쥐에게 벌레를 먹이로 주는 연구원의 모습이 담겼다.
방송은 이번 영상으로 “우한연구소에 살아있는 박쥐가 존재한다는 것은 음모론이 아닌 사실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우한연구소가 박쥐를 연구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동안 박쥐로부터 채집한 바이러스 표본으로 연구해왔을 뿐 살아있는 박쥐를 대상으로 직접 연구를 벌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중국 우한을 방문해 조사를 벌인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조사팀 역시 지난 3월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우한연구소에서 박쥐를 사육했다는 사실을 따로 적시하지 않았으며, 연구소 유출설에 대해 ‘극히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우한연구소와 긴밀한 관계로 알려진 ‘에코헬스 얼라이언스(EcoHealth Alliance)’ 책임자이자 WHO 전문가인 피터 다작(Peter Dazak)도 작년 12월에도 자신의 트위터에 “어떠한 박쥐도 우한연구소로 보내지지 않았다. 이는 이 과학이 작동하는 방식”이라며 “야생에서 박쥐의 샘플을 채취해 연구소로 보낸다. 현장에서 방어 조치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작 박사는 과거 우한연구소와 약 15년간 협력해 논란이 됐다. 에코헬스 얼라이언스는 전염병 예방을 위한 시민단체다.
다작은 같은 달 올린 또 다른 게시물에서도 실험실 유출설에 대해 “음모론”이라고 일축하며, “그들(우한연구소)은 살아있거나 죽은 박쥐를 보관하고 있지 않다. 이 일(연구소 유출)이 일어났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폭로된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의 이메일에서는 ‘코로나19의 중국 기원을 입증하는 대량의 내용과 다작과 파우치가 지난 수년 간 우한연구소와 긴밀히 협력해온 정황도 드러났다.
파우치는 NIH 지원금으로 우한연구소에 60만 달러를 보내 박쥐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염성 및 치명성 강화 연구를 후원했다.
스카이뉴스는 WHO 조사팀을 이끈 다작 박사의 과거 발언을 제시하며 “우한연구소 내부를 촬영한 영상은 그의 말이 틀렸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연구소 유출설을 강력하게 부인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미 매체 배너티 페어의 심층취재에 따르면, 피터 다작은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에코헬스’ 지원금을 받는 동료 바이러스 학자들을 규합해 연구소 유출설을 ‘비과학적 음모론’으로 일축하는 공동 성명문을 학술지 ‘란셋’에 발표했다.
다작 박사가 이끈 WHO 조사팀은 지난 1월 우한 현지 조사 후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한연구소와 관련해 영장류 사육만 언급하고 박쥐 사육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우한연구소와의 관계에 대해 순수하게 연구만 지원했을 뿐이라며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한편, 이날 보도된 영상에는 “스정리(石正丽) 박사 연구팀이 지난 10년 동안 중국과 아프리카에서 1만5000여 개의 박쥐 샘플을 채취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의 근원을 추적하고 신종 바이러스를 분리해냈다”고 밝힌 내용도 담겼다.
또한 연구소 내부에는 돌발 상황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안전성을 과시하는 내용도 있었다.
한편 최근에는 대만 언론을 통해 우한연구소 연구원들이 개인보호 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박쥐를 다루다가 박쥐에 물리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소개돼 국제적인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2017년 12월 CCTV가 보도한 것으로, 이번에 호주 스카이뉴스가 찾아낸 영상의 일부만 편집해서 보여준 것으로 여겨진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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