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전 세계 쓰레기의 절반을 처리해오던 중국이 올해부터 플라스틱·비닐 등의 폐기물 수입을 금지하면서, 각국의 쓰레기가 한국으로 몰려 시급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7월 자국 내 환경오염 문제 등을 이유로 플라스틱·비닐·섬유·금속 등 24개 품목의 재활용 쓰레기의 수입을 금지하겠다고 세계무역기구(WTO)와 각국에 통보했고, 올해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3일 중앙일보가 환경부의 ‘폐플라스틱류 수출·수입 현황’ 자료를 인용 보도한 데 따르면, 올해 1~2월 폐플라스틱 수출량은 1만625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5421t)보다 약 3분의 1 급감했다. 이에 반해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3814t)보다 3.1배 늘어난 1만1930t으로 나타났다.
나라별로 보면, 일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많은 4,916t의 폐플라스틱을 한국에 수출했고, 미국으로부터 수입된 폐플라스틱은 지난해 같은 기간(69t)보다 29배 늘어난1,977t이었다.
한국은 어쩌다가 폐플라스틱 수출국에서 수입국의 입장으로 바뀌었을까? 전 세계에서 재활용 쓰레기 규제 문턱이 가장 낮기 때문이다.
중국의 쓰레기 수입금지 조치로 한국의 대중국 폐플라스틱 수출량은 지난해 1~2월 2만2097t에서 올해 1,774t으로 92%나 줄었다. 이런데다 중국으로 들어가지 못한 해외 폐기물까지 국내로 몰리면서 국내 재활용 업체들은 쓰레기 대란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와 시민들은 해외 폐기물 수입에 대한 정부의 느슨한 규제를 지적하며, 이로 인해 야기되는 국내 재활용 시장 혼란을 진정시킬 수 있도록 관련법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에서 재활용 선별업체를 운영하는 안소연 금호자원 대표는 “재활용 업체가 줄도산하는 걸 막으려면 정부가 나서서 플라스틱·비닐·폐지 등 해외 폐기물의 수입을 금지하는 긴급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현재 압축품의 형태로 들어오는 폐기물에 대해서는 신고만 하면 수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국으로 들어올 폐기물이 한국으로 몰리는 것”이라며, “재활용 폐기물 수입에 대한 위생 기준이나 품질 기준을 제정해서 무분별하게 폐기물이 수입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측은 “현 단계에서는 중국처럼 금수 조처를 내리는 것은 아직 검토된 바 없다”며, “재활용 업계와 협의를 통해서 국내산 재활용 물품을 사용하도록 장려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 재활용 쓰레기 대란 우려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NEWSIS)
곽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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