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서옥림(徐玉琳 중의사)
 
[SOH] 질병은 실제 병이 3이고 마음이 7인데 거식증은 정신적 질병의 일종이다.
 

하이디는 청소년기에 겪었던 일을 말했다.

“사춘기가 되자 거울 속에 비친 내가 몹시 뚱뚱하다고 느꼈어요. 그러나 주위 사람들은 내가 수척해졌다는 것입니다. 나는 주변 사람들이 모두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죠. 결국 나는 정신병원에 보내져 치료를 받아야 했어요.”
 

“병원에 있을 때 같은 병실을 쓰던 여자가 세상을 떠났어요. 그녀는 말라서 피골이 상접했지만 자신이 비만이라고 했습니다. 나는 깜짝 놀랐고 비로소 제 병을 인정하게 되었죠. 그렇지만, 병원에서는 내 병의 원인을 해결하지 못했어요. 그때부터 나는 어떻게 의사와 간호사를 상대하는지 배우기 시작했지요.”
 

그녀는 마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나는 병원에서 심리치료를 받았어요.  나는 곧 의사들의 치료방식을 파악하고 순진 가련한 사람처럼 그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했어요. 마음속으로는 빨리 그곳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죠. 비록 치료는 실패했지만 나는 다른 사람의 사유방식을 통제할 수 있는 많은 경험을 얻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행복해 보이는 것이 중요할까요? 아니면 자신의 느낌이 중요할까요?"

나의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낮에는 남이 나를 보는 인상이 중요하고, 밤에는 자신의 느낌이 중요하죠. 요즈음은 시각적인 것이 중요한 사회입니다. 쇼윈도우에 진열된 옷을 보세요. 모두 날씬하고 곳곳에 보이는 것은 다이어트 광고입니다."

나는 간절하게 말했다.  "당신의 변태적인 심리를 바꾸지 않으면 이 병을 치료할 수 없습니다.”

그녀는 갑자기 말을 바꾸며 “어느 날 저녁 꿈을 꾸었어요. 정적 속에서 음성이 들렸습니다. ‘왜 어머니는 저를 받아주지 않죠?’ ‘너는 자신을 받아들이느냐?’ ‘사는 게 무척 힘듭니다.’ ‘너는 마땅히 즐거워야 한다.’ 하는 음성이 들리는 거예요. 제가 조심스레 ‘음식을 토해내는 것은 신의 뜻을 거스르는 것인가요?’라고 묻자 ‘낭비는 죄악이다.’ 라며 아주 똑똑하게 들렸습니다. 선생님, 저는 병을 고치고 싶어요. 진심입니다.”
 

의학적으로는 그녀를 치료할 수 없음을 나는 알고 있었다.

“수련하고 싶은 생각 있나요? 사람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고 싶지 않나요?”라고 내가 묻자 그녀는 예상치 못했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무슨 수련이요?” 그녀가 물었다.

“의학적으로는 모두 소용이 없습니다” 라고 내가 대답하자, “수련을 하면 저의 나쁜 습관을 고칠 수 있을까요? 더 이상 뚱뚱해지지 않을까요?” 그녀가 물었다.

“당신의 의지에 달렸습니다. 진정으로 당신이 병을 치료하고자 하면 당신의 본성 가장 깊은 곳에서 점차 사람이 된 목적에 도달하고 반본귀진(返本歸眞)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나는 이것이 그녀를 돕는 가장 좋은 치료법이라고 깊이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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