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미국 유력지인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는 5일 한국전에서 많은 미군이 사망했음에도 한국내 반미 감정이 높고, 연간 30억 달러의 주둔 비용이 드는 데도 미군을 한국에서 철수시킬 수 없는 것은 진짜(real) 동맹국인 일본과 대만 등에 피해가 가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의 조너선 라스트 기자는 '한국에 미군이 없는 것을 상상할 수는 없지만'이란 제하의 칼럼을 통해 "한국이 50만명의 군대로 핵 능력이 있는 120만명의 북한군을 저지하는 도박을 원하면 한국 더러 돈을 쓰게 하고, 중국이 지역 패권을 원한다면 내버려 둘 수 도 있지만 이는 상상에 불과할 뿐이며 미국은 피할 수 없는 책임을 갖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이 한국에서 병력을 철수하면 '우리의 진짜 동맹국들중 하나인' 일본에 피해가 가고, 대만 등 다른 나라들도 그럴 것"이라면서 "핵을 가진 북한은 호주로 부터 베트남에 이르기 까지 전 지역의 안정을 깨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주한 미군과 관련, "미국은 미국을 얼마나 적대시 하든 상관 없이 자기들을 보호하기 위해 미군이 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돈도 벌고, 야구도 하고, 홈시어터도 즐기는 한국민들을 보호하도록 묶여 있다"고 주장하는 등 곳곳에서 편치 않은 감정을 노출했다.
그는 또 미국인들이 전반적으로 한국을 좋게 생각하고 있는 반면 한국인중 50%가 미국을 좋지 않게 보고 있으며, 지난 2004년 조사에서 한국민의 39%가 미국을 위협 국가로 본 반면,북한이라고 대답한 사람은 33%밖에 안 되는 등 양국민의 호감도가 상호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서는 북한의 인공기를 불태우는 것은 불법이지만 성조기를 불태우는 것은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반미 감정은 정부가 반미 단체를 지원,동조함으로써 일반에 확산됐다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대통령이 한국민들로 하여금 북한의 잦은 도발행위나 수용소는 잊게 만들고 북한을 적으로 보기 보다는 불쌍한 형제 내지는 부담 정도로 보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한국전에서 5만4,246명의 미군 사상자를 내고 지난 1945~2001년 한국에 150억 달러의 경제 군사 원조를 했으며, 3만명의 주한 미군 유지에 연간 30억 달러가 쓰인다면서 이는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에 주기에는 너무 많은 보조금"이라고 말했다.
조지 부시 행정부 이후 한-미 관계가 냉각됐다는 미 언론의 보도는 가끔 있어 왔으나 "한국인들이 미군이 철수 못 할 것이라는 생각에 맘껏 미국을 적대시 하면서 호강한다"는 식으로 한국 사회를 폄하한 글은 처음이다.
라스트 기자는 특히 위협국가와 관련, 1년 뒤인 2005년 4월 조사에서 그 순위가 일본(37.1%), 북한(28.6%), 미국(18.5%), 중국(11.9%) 순으로 바뀐 점도 지적하지 않았다.
한편 윤석중 주미 한국 대사관 홍보공사는 "이 칼럼은 특별히 개인적인 악의를 갖고 쓰였다기 보다는 한국에 불만을 갖고 있는 일단의 전문가 그룹의 시각을 대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내 여론이 오도되지 않도록 본국과 협의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nhpark@yna.co.kr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11-07 1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