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유엔안보리 북한결의안 통과 이후 북한 내 전체 대학생들이 ‘인민군대 입대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중앙당 선전부에서 김정일의 비준을 받아 충성의 인민군대 입대 탄원서를 발기해 각 대학교들의 청년들에게 강압적으로 작성할 것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미사일 실험발사 이후 북한은 준전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휴전선 근방 뿐 아니라 후방 부대 까지 병사들에게 전원 실탄을 지급한 상태라고 한다.
북한은 체제와 관련해 대외 위기가 고조될 경우 대학생들에게 인민군에 입대하겠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작성하도록 해 왔다. 각 대학별로 탄원서 작성을 결의하는 옥외집회를 거행했다는 둥 이번 탄원서 작성이 1968년 발생한 ‘푸에블르호 납치사건’과 1994년 1차 북한 핵위기에 이어 세 번째라는 둥 관심을 보이는 뉴스들을 접하면서 옛 추억이 떠올랐다.
1976년 8월 18일 발생한 <판문점 도끼사건>을 기억하는지. 그 당시 나는 군복무 중이었다. 지금처럼 김정일은 한창 대학 및 전문학교에서 희망찬 포부를 가지고 학습에 열중하고 있는 18~26세의 청소년에게 탄원서 작성을 강요했다.
나라의 정세가 긴장되어 있으니, 군복무를 마치고도 다시 대학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거짓말의 내용이었다. <판문점 도끼사건> 역시 북한 당국이 먼저 도발해 남북 정세를 긴장하게 만든 사건이지 않았는가. 애꿎은 청년들만 끌어들여 앞길을 망치게 한 것이다.
당시 군복무 기간을 3년 6개월로 알고 입대했던 대학생들은 3년 6개월의 장장 3배 정도가 되는 10~12년을 복무해야 했다. 게다가 복무가 끝나고 대학에 다시 보내주겠다던 약속도 헛것이 되었다. 대부분 대학이 아닌 탄광이나 광산, 농촌 등 어렵고 힘든 곳으로 보내져 일해야 했으며, 웬만한 대상들은 군관으로 추천되어 영원히 군복무를 하게 되어버린 것이다.
이번 미사일 사건도 도끼사건처럼 먼저 도발을 일으켜 국내외 정세를 긴장시킨 것임에도 불구하고 인민들을 전쟁터로 내몰면서 똑같은 고통을 주고 있는 것이다. 세계 인민들은 기아와 빈궁, 수해에 허덕이고 있는 북한 인민들을 위해 물자를 모으고, 이들의 자유의 인권을 되찾기 위해 힘쓰고 있을 뿐 전쟁을 원하는 자는 없다.
전쟁을 바라고 있는 것은 오직 김정일뿐이다. 자기 혼자도 모자라서 툭하면 인민들까지 전쟁터로 내몰고 있는 장군님, 전쟁은 너 혼자 하세요.
탈북자 김명실/ 2006년 입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