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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았던 봄날, 중국이 만만하던 15년 / 노재현
이름 : 효원
2008-01-24
2004년에 고구려 옛 무덤 취재차 며칠간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다. 숙소는 특급호텔로 꼽히는 47층짜리 양각도 국제호텔이었다. 러시아어·일본어가 간간이 귓전에 울리긴 했지만 호텔의 주 고객은 역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었다. 한국인은 출입이 금지된, 지하 1층의 카지노는 온통 중국어 세상이라 했다. 한 번은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깜짝 놀랐다. 중국인 남성 두 명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던 것이다. 나와 동행한 북한 관계자는 내색하지 않으려 애쓰는 눈치였다. 그러나 그도 분명 나처럼 불쾌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1960년대, 아니 70년대 전반까지만 해도 북한 주민의 생활은 중국보다 나았다. 북한 접경 지역에 살던 중국 주민들이 압록강을 건너와 식량을 구해 돌아가곤 했다고 한다. 그런 북한이 중국 관광객이 뿌리는 돈이 아쉬워 엘리베이터 안의 담배연기(물론 극소수 몰상식한 이의 소행이었지만)도 참아야 하는 신세가 됐다.   북한 얘기만 할 게 아니다. 무섭게 커가는 중국을 보노라면 몇 년 전 평양에서의 기억은 일종의 전조(前兆)였다. 잘살게 된 중국인들이 유제품을 많이 소비하자 유럽과 호주의 분유·우유 값이 뛰었다. 치즈 가격이 오른 탓에 국내 피자가게들이 픽픽 쓰러진다. 2003년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으로 떠오른 중국이 지난해에는 마침내 일본을 제치고 최대 수입상대국이 되었다. 이제 우리도 누군가 ‘중국제품 없이 살아보려 했더니 일주일도 못 버티겠더라’는 체험담을 책으로 내도 어색하지 않게 됐다. 최근에는 싼 임금과 각종 유인책에 혹해 중국에 진출했던 한국 업체들은 잇따라 고국으로 야반도주하고 있다. 한국인의 ‘먹튀’를 막는다며 폭력배까지 동원해 밀린 돈을 받아내는 사례도 줄을 잇는다고 한다. 한편으로 중국은 미술·출판계 등 문화 분야에서도 이미 세계적인 생산지 겸 소비시장으로 자리잡았다.   생각해 보면 1992년 8월 중국과 국교를 수립한 이후 15년간 중국은 우리에게 만만한 나라였다(엄청난 인구, 유구한 역사·문화유산에 핵무기·탄도미사일까지 갖춘 나라가 만만할 리 없으니 실제로는 ‘만만해 보이는’ 나라였다고 해야 맞다). 한국전쟁 때 꽹과리 치고 나팔 불며 한반도에 쏟아져 들어온 중공 오랑캐, 리영희 교수가 한때 편향되게 묘사했던 문화대혁명, 천안문(天安門) 사태 같은 어두운 이미지가 한·중 수교를 계기로 걷히기 시작했다. 관광차 또는 사업차 중국에 몰려간 한국인들은 원화의 위력을 마음껏 즐겼다. 만주벌판을 돌아다니며 고구려의 기상을 떠올렸고 의기양양하게 백두산에 깃발도 꽂았다.   그러나 봄날은 짧았다. 겨우 15년. 적어도 겉으로나마 단군 이래 처음으로 중국을 얕잡아 보던 시절이었다. 앞으로 다시 그런 시절이 올 수 있을까. 선뜻 예측하기 힘들다. 어설픈 예측을 내놓느니 차라리 그동안 우리가 너무 방만하지 않았는지 반성하고 자세를 가다듬는 편이 낫다. 이럴 때는 역사에서 배우고 느끼는 게 좋은 약이다. 우리 선조에게 중국이 어떤 나라였던가. 임진왜란 때 원군을 끌고 조선에 온 명나라 제독 이여송은 조선의 영의정 유성룡, 호조판서 이성중, 경기 좌감사 이정형을 뜰 아래 꿇어앉히고 큰소리로 꾸짖는다. 유성룡은 나라 꼴이 이 지경에 이른 것이 한스러워 눈물을 흘린다(유성룡 『징비록』). 18세기 중엽에 홍대용은 베이징의 유리창(琉璃廠) 거리에 갔다가 서적·골동·서화 등 중국 문화상품의 엄청난 규모와 깊이에 감명받아 실학자로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강명관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한마디로 말해 조선시대의 중국은 무(武)와 문(文) 양면에서 압도적으로 우월한 존재였다. 적어도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다. 민주주의 하나만 보아도 중국은 우리에게 뒤져 있는 게 사실 아닌가. 이제 봄날은 잊자. 중국을 만만히 보던 기억을 싹 지우고 새출발하자. 15년간 중국은 무섭게 달려왔는데 우리는 여유를 부리며 정신을 딴 데 팔고 있었다. 우리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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