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의 오천년 전통과 문화의 아름다움과 내포를 전 세계에 알리고 있는 션윈(Shenyun)이 지난 십여년 간 중국공산당(이하 중공) 정권의 방해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션윈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는 매년 월드투어를 통해 수백 개 도시를 방문한다. 이 과정에서 중공의 크고 작은 방해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션윈예술단은 지난 2006년 설립돼 올해로 창단 13년째를 맞는다. 이들은 세계 최고의 정상급 무용가와 성악가, 연주가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매년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를 순회한다
션윈공연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이후 문화혁명 등 공산주의 정책으로 말살된 중국의 고대 전통문화를 부흥시키고 오천년 신전(神傳)문화의 아름다움과 깊은 내포를 다양하고 즐거운 스토리로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션윈공연 사회자 리사이 레미쉬는 “국가와 도시를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티켓 예매 취소, 광고 중단, 대관 취소 등 설립 이후 10년이 넘도록 끊임없는 어려움에 부딪혔다. 그 배후에는 공산정권이 있었다”고 말했다.
중공이 션윈을 교란하는 이유는 전통적 가치를 수호하고 부활을 표방하기 때문이다. 중공은 집권 후 수십 년간 공산당 이념을 견고히 하기 위해 중국의 수많은 전통과 문화를 파괴했다. 션윈은 정치성을 지니진 않지만 전통문화를 되살린다는 활동 취지에서 중공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션윈의 작품에는 1999년부터 현재까지 계속되는 심신수련법 파룬궁(法輪功)에 대한 당국의 탄압을 알리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중공은 각종 방법으로 공연을 방해하고 있다. 파룬궁의 정식 명칭은 파룬따파(法輪大法)다.
파룬궁은 연공 동작과 진(眞), 선(善), 인(忍)에 기초한 도덕적 가르침으로 이루어져 있고, 중국에서 인기를 얻은 파룬궁은 1999년에 7000만 명에서 1억명의 수련자가 있다고 추정되었다. 그러나 그 해부터 중국 공산당에 의해 격렬하게 탄압을 받아 왔다.
사회자 레미쉬는 “중국 전통문화의 한 축이 수련문화다. 수련인이 무자비한 탄압에 맞서 선량함을 잃지 않고 소신과 가치를 지켜내는 것은 수련문화를 이해하게 하는 훌륭한 소재”라고 설명했다.
션윈의 프로그램 중 중공의 파룬궁 탄압을 알리는 작품에서는 수련자들이 감옥에 갇혀 고문을 받거나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심지어 장기가 적출돼 장기이식 사업의 희생양이 되는 상황을 알리고 있다.
파룬궁 박해에 대해 다루는 것은 중국 본토에서는 금기시된 까닭에 중공은 션윈을 정권안정의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중공은 이러한 파룬궁 탄압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도록 지난 20년간 철저히 통제하며 은폐해왔기에, 션윈을 통해 자신들의 죄행이 전 세계에 낱낱이 알려지는 것을 막으려 하는 것이다.
레미쉬는 “매년 월드투어 과정에서 중공의 각종 방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확인된 중공의 션윈공연 방해 사례만도 74건”이라며, 그 대표적 사례는 ‘중국 영사관이나 대사관에서 공연장 측에 공연취소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러한 중공의 방해 사례는 확인된 것보다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훨씬 많다.
■ 공연 방해 사례
중공의 이러한 션윈공연 방해 시도는 대부분 무산되거나 실패로 끝났지만, 중국 측 압력이 굴복해 공연을 취소하거나 축소한 공연장도 있다.
가장 최근 사례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왕립극장(Teatro Real)의 공연 취소다. 극장 측은 지난 1월 공연 개막을 수 주 남겨놓고 ‘기술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공연을 취소했다.
이에 대해 파룬궁 탄압을 추적하는 국제기구 ‘WOIPFG’가 조사한 결과, 스페인 주재 중국대사관이 공연장에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스페인 주재 리유 팬(Lyu Fan) 중국대사는 왕립극장 책임자에게 ‘중국 시장을 잃을 수 있다’고 협박했다.
덴마크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레미쉬는 “션윈은 지난 10년간 덴마크 왕립극장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공연 수준이 대관요건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 공영방송 ‘라디오24세븐’은 2018년 덴마크 주재 중국대사관에서 코펜하겐의 덴마크 왕립극장(Det Kongelige Teater)에 “션윈 측에 공연장을 대관해주지 말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폭로했다.
언론인 토머스 포트는 지난 4월 덴마크 의회에 출석해 해당 사건을 언급하며 “중국의 압력으로 션윈은 10년 넘도록 왕립극장에 걸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왕립극장과 덴마크 문화부는 그의 주장을 부인했다.
태국에서도 2016년 12월 방콕의 악사라 극장이 션윈공연 개막을 앞두고 갑자기 일정을 취소했다. 이와 관련해 중화권 언론 에포크타임스는 태국 주재 중국대사관이 태국 정부에 보낸 서한을 입수했다. 서한에서는 “중국-태국 관계 발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션윈공연을 금지하라”는 요구가 담겨 있었다.
같은 해 한국에서도 션윈 서울공연이 비슷한 이유로 취소됐다.
2월 한국 공영방송 KBS는 한 공연기획사와 계약을 맺고 서울 KBS홀 션윈 공연 대관을 승인했다가 공연티켓 예매 개시 6일만 대관을 취소했다. 당초 5월 예정된 공연을 위해 티켓 발매와 홍보 등에 투자했던 기획사 측은 손실이 불가피해지자 공연 성사를 위해 법적 조치를 취했으나 공연은 끝내 무산됐다.
관련 조사에서 KBS홀 측은 주한 중국대사관으로부터 “션윈 공연을 진행하지 말라”는 서한을 같은 해 1월과 4월 최소 두 차례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대사관은 특히 1월 서한에서 “중국은 KBS와 협력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KBS는 한중 관계를 고려해 결정을 내리기 바란다. 션윈공연에 장소를 제공하지 말라”고 압력을 행사했다. KBS는 중국 관영 중앙방송(CCTV)와 업무협약 관계를 맺고 있다.
이 같은 공연장에 대한 위협과 협박은 중공이 션윈을 방해하는 대표적 수법 중 하나다. 레미쉬는 “중공은 광고주, 관객층은 물론 직접 공연단 상대로 션윈을 방해하고 있으며, 그 방법 또한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공은 션윈 창단 초에는 맞불 작전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본토에서 공연단을 조직해 션윈과 같은 날짜에 같은 도시 가까운 공연장에서 공연을 펼쳤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조직된 ‘날림’ 공연은 별 성과를 내지 못하자, 션윈에 대한 방해와 테러로 그 방향을 바꿨다.
공연장 측에 관람객, 지역 주민들로 가장한 ‘가짜 이메일’이 전달되기도 했다. 레미쉬는 “공연에 대해 비난하거나 폄하하는 내용이었다”며 “공연장 측에 겁을 줘 우리와 멀어지도록 시도했다”고 말했다. 또 선윈 공식 홈페이지와 관련 서버에 대한 해킹 시도 등 온라인 공격도 여러 차례 발생했다.
레미쉬는 “많은 사람들은 대개 온라인을 통해 션윈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지만, 중공의 흑색선전으로 교란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션윈에 대한 중공의 방해는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지만 션윈의 명성은 계속 커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우리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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